楽しむ 나라와 일본 청주

일본 청주의 발상지 쇼랴쿠지 절

쇼랴쿠지 절은 992년에 이치조 천황의 칙명을 받아 겐슌 승정이 창건한 절입니다. 쇼랴쿠지 절이 일본 청주의 발상지라는 사실은 여러 고문서를 통해 밝혀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무로마치 시대의 양조 일기인 『고슈노닛키』에는 ‘보다이센’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보다이센지 절(쇼랴쿠지 절)에서 빚어졌던 일본 청주의 제조법이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습니다. 또한 고후쿠지 절의 승려에 의해 무로마치 시대 말기부터 기록된 『다몬인닛키』에도 쇼랴쿠지 절의 양조에 관해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쇼랴쿠지 절에서 개발된 ‘모로하쿠즈쿠리’라는 제조법(후술)이야말로 일본 청주의 원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연대적으로는 무로마치 시대의 가키쓰 시기(1441∼1444년) 무렵부터 왕성하게 빚어진 것 같습니다. 쇼랴쿠지 절의 술은 더할 나위 없는 술이라는 뜻으로 무상주(無上酒)라 불렸으며, 무로마치 막부 9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히사는 ‘가장 맛있는 술’이라고 절찬하였습니다 (『인료켄 일록』).
쇼랴쿠지 절에서 일본 청주가 빚어지게 된 배경에는 절의 재정 상태가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당시의 쇼랴쿠지 절은 광활한 토지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승려들의 생활비와 건물 유지비용 등으로 막대한 국비가 충당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국비의 지원이 점차 줄어들게 되어, 절이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당시 가치가 높았던 일본 청주를 주조하여, 주로 귀족이나 무사층에게 판매하여 재원을 확보하였습니다.

쇼랴쿠지 절에서 빚은 청주의 특징

쇼랴쿠지 절에서 청주가 빚어지기 전에는, 술이라 하면 탁주를 가리켰습니다. 청주와 탁주는 제조법이 다른데, 청주의 특징으로는 ①유산균으로 살균한다는 점, ②술밑(효모를 대량으로 함유한 알코올 발효의 원료)과 술을 구별하고, 담금을 여러 차례 한다는 점(삼단 담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더욱이 쇼랴쿠지 절에서는 ‘모로하쿠즈쿠리’(누룩용 쌀과 찐 쌀 양쪽에 정백미를 사용하는 것)도 행해지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쇼랴쿠지 절에서는 살균된 안전한 술을 절의 노동력을 활용하여 대량으로, 그리고 술밑의 보존을 통해 매년 균질한 상태로 빚었습니다. 이것은 실로 일본 청주 양조법의 산업 혁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시기적인 특징으로서, 쇼랴쿠지 절에서는 ‘나쓰자케’라 하여 여름(백중부터 8월 말경)에도 술을 빚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곰팡이가 피기 쉽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술을 빚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쇼랴쿠지 절의 술밑인 ‘보다이모토’는 기온이나 수질 등과 잘 맞았던 탓에, 기적적으로 여름 술의 양조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다른 술이 유통되지 않는 여름철에 판매되는 ‘나쓰자케(夏酒)’는 큰 인기를 끌었으며, 귀족들의 달구경 놀이 등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고 합니다.

현대에 부활하는 쇼랴쿠지 절의 청주

쇼랴쿠지 절에서는 무로마치시대인 15세기 중엽부터 약 200년간 청주 양조를 이어나갔지만, 그 이후에는 명맥이 끊겨버렸습니다. 그 쇼랴쿠지 절에서 만들었던 청주를 현대에 부활시키는 프로젝트가 1996년에 발족하였습니다. 명칭은 ‘나라현 보다이모토에 의한 청주 제조 연구회’입니다. 이 연구회는 나라현 공업기술센터의 협조를 얻어 쇼랴쿠지 절이 위치한 산에서 양조에 필요한 3가지 균(유산균, 효모균, 누룩균)을 채취하는 것에 성공하였습니다. 그 이후 연구 조사를 거듭하여 1998년에 ‘보다이모토 시코미’를 부활시켰습니다. 동시에 ‘보다이모토 시코미’의 기본 조건으로 ①술밑은 쇼랴쿠지 절에서 만들 것, ②쇼랴쿠지 절의 효모균을 사용할 것, ③절 소유지(쇼랴쿠지 절의 경내)의 쌀과 청아한 물을 사용할 것 등이 정해졌습니다. 같은 해 쇼랴쿠지 절은 일본의 사찰 가운데 최초로 술밑 제조 면허를 취득하였으며, 1999년 1월에 첫 담금이 이루어졌습니다. 현재 보다이모토 청주는 나라현 내의 8개 제조사에서 양조되고 있으며, 쇼랴쿠지 절 후쿠주인에서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나라의 술은 ‘우마사케(맛좋은 술)’이라는 평판처럼, 보다이모토 청주는 화이트 와인처럼 깊고 그윽한 맛이 특징입니다.

취재: 보다이센 쇼랴쿠지 절
오하라 고신 주지스님

쇼랴쿠지 절의 ‘보다이모토 청주 축제’

쇼랴쿠지 절에서는 매년 1월 상순에 ‘보다이모토 청주 축제’가 개최되는데, 경내에서 술밑 만들기가 행해집니다. 일반인도 만드는 과정을 견학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다이모토 청주의 시음 즉석 판매행사와 떡 만들기 대회 등도 열립니다.
최근에는 쇼랴쿠지 절이 일본 청주의 발상지라는 사실이 일반에 널리 알려지게 되어, ‘보다이모토 청주 축제’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특히 쇼랴쿠지 절의 단풍은 ‘비단의 마을’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워 단풍철에는 많은 관광객으로 붐빕니다.